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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언어 사용은 노화를 늦춤, 뇌 과학적 배경, 현실 습관

by Haru지기 2025. 11. 16.

안녕하세요. 하루캐스트입니다.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노화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아시나요?

 

최근 국제 연구진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이 노년층의 생물학적 노화를 유의미하게 늦출 수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외국어 공부가 좋다”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생활 속에서 여러 언어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이 인지적·신체적 노화 속도 전체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혀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 함께 보시죠~

 

1. 다언어 사용이 노화를 늦춘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

이 연구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아구스틴 이바녜즈 교수가 이끄는 팀이 진행했으며, 유럽 27개국 8만 6000여 명(평균 연령 66.5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표본 규모만 보아도 연구의 신뢰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하나는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하는 단일언어 사용자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언어 사용자 그룹입니다. 그리고 각 그룹의 건강 정보, 생활 습관, 인지 능력, 교육 수준, 만성질환 여부 등을 반영해 ‘생체행동적 연령 격차(Biobehavioral Age Gap)’라는 지표를 계산했습니다.

 

생체행동적 연령 격차란 실제 나이와, 건강·행동·생활 요인을 기반으로 예측한 나이 사이의 차이를 의미하는데요. 예측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생물학적으로 더 빨리 늙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예측 나이가 실제보다 적으면 상대적으로 젊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연구 결과는 꽤 극적이었습니다. 다언어 사용자는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 가속 노화를 겪을 확률이 약 54% 낮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 가속 노화가 발생할 위험도 약 30% 낮았습니다. 다시 말해, 한 시점에서 봐도, 일정 기간을 길게 두고 봐도,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 언어만 쓰는 사람보다 늙는 속도가 훨씬 느렸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런 차이가 단순히 언어 능력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사회·경제적 조건, 신체 활동량, 정치·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한 뒤에도 다언어 사용과 노화 속도 사이의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원래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라는 의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인구집단 수준에서 건강한 노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할 때, 다언어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이나 환경이 충분히 고려될 만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언어를 여러 개 쓴다는 습관이 곧 “뇌를 위한 장기적인 예방 투자”가 될 수 있다는 흐름입니다.

2. 왜 여러 언어를 쓰면 노화가 늦어질까? 뇌 과학적 배경

그렇다면 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처럼 노화 지연과 연결되는 걸까요? 연구팀은 그 이유를 “다언어 사용 과정 자체가 뇌의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고강도 인지 운동”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단어를 많이 아는 차원이 아니라, 매 순간 뇌가 선택하고, 억제하고, 전환하고, 재구성하는 일을 반복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두 언어를 쓰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뇌는 다음과 같은 작업을 계속 해내야 합니다.

  • 지금 상황에서 사용할 언어를 선택하기
  • 말하고 있는 언어와 아닌 언어를 구분하고,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억제하기
  • 언어 간 문장 구조와 어순을 바꾸어 표현하기
  • 문법, 어휘, 발음을 상황에 맞게 조합하고 수정하기
  • 상대와의 관계와 맥락에 따라 표현 방식과 높임말, 뉘앙스를 조정하기
  • 필요할 때마다 언어를 전환하고, 실수는 즉시 교정하기

이 모든 과정이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전전두엽, 언어 처리 영역, 작업 기억, 주의력, 감정 조절과 관련된 영역까지 복합적으로 동원이 됩니다. 특히 모국어와 구조가 크게 다른 언어, 예를 들어 한국어와 영어처럼 어순과 문법 체계가 다른 언어를 함께 사용할 때 이런 인지 부담과 자극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인지 활동은 흔히 ‘인지적 예비능력(cognitive reserve)’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인지적 예비능력이란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뇌가 손상을 입더라도 기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까지 버틸 수 있는 뇌의 여유분을 말합니다. 두 언어, 세 언어를 계속 쓰는 사람들은 뇌가 그만큼 자주 쓰이고 단련되기 때문에 노화가 와도 기능 저하가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다언어 사용을 이런 관점에서 “뇌를 보호하는 하나의 방어막”이라고 표현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오는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고령층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예전에 배웠던 외국어를 다시 사용하는 것도 뇌에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고 봅니다.

 

다만 연구진은 조심스럽게 단서를 달았습니다.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다언어 환경이 다양한 인지적·사회적 자극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그 복합 효과가 드러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다언어 사용자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며, 뇌를 쓰는 빈도 자체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더 정교하게 분리하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3. 누구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다언어 습관’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럼 이제라도 외국어를 다시 시작하면 효과가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연구진은 여기에 대해 꽤 긍정적인 메시지를 줍니다. 언어 능력이 완벽할 필요도 없고,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언어를 실제로 ‘사용’하려는 시도 자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습관들이 모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외국어 뉴스 사이트에서 제목만이라도 매일 한 번 훑어보기
  • 짧은 영상이나 예능을 자막 없이 3분, 5분씩 도전해 보기
  • 하루 한 문장이라도 외국어로 일기를 써보기
  • 메신저 상태 메시지나 일정 메모를 한 번씩 외국어로 적어보기
  • 출퇴근길에 간단한 단어장이나 학습 앱을 10분만 켜두기
  • 주 1회 정도는 외국어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듣기만 해보기

이런 시도들은 처음에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소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뇌 입장에서는 분명히 다언어 환경에 적응하고 반응하는 반복 훈련이 됩니다. 특히 한국처럼 한 언어 중심의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의식적으로라도 두 번째 언어를 생활 안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원어민처럼 말하지 않아도 되고, 문법이 틀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하루에 한 번이라도 다른 언어를 읽고, 듣고, 말하고, 떠올려 보는 경험 자체입니다. 뇌는 그런 자극을 한 번도 받지 않는 삶과, 조금씩이라도 받는 삶을 똑같이 취급하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여러 언어를 쓰는 사람은, 한 언어만 쓰는 사람보다 뇌가 더 천천히 늙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가 들어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도 늦지 않았는지, 실력이 부족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언젠가 나 자신의 뇌 건강과 노후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일은 시험과 점수를 위한 과제가 아니라, 나를 조금 더 오래 젊게 만들어 주는 하나의 생활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셔도 좋겠습니다.

 

하루캐스트는 언제나 여러분의 내일을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