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루캐스트입니다^^
요즘 서울에서 임신 소식을 주변에서 들으면 다들 한 번쯤은 검색해보는 제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가 35세 이상 임산부에게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산전 의료비 지원사업입니다. 난임, 고위험 임신, 각종 검사비 부담이 큰 현실에서 많은 분들이 “그래도 이런 제도가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해오셨을 텐데요.
그런데 올해 이 사업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멈춰 섰습니다. 예산이 9월 말에 이미 바닥이 나버리면서, 10월 이후에 신청한 임산부들은 “신청은 받지만 실제 지급은 내년 1월 이후”라는 안내만 들은 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출생을 걱정한다는 사회에서, 정작 꼭 필요할 때 끊겨버린 지원. 오늘은 그 내용을 조금 차분하게 정리해보고, 어떤 점을 고민해봐야 할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1.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
먼저 제도부터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서울시의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은 2023년 7월에 처음 시작된 정책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서울에 거주하고, 분만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인 임산부라면 소득과 상관없이 임신 기간 동안 산모·태아 건강관리를 위한 외래 진료·검사비를 회당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산부인과뿐 아니라 내과, 내분비내과 등 다른 진료과에서 발생한 비용도 “임신 유지에 필요한 진료”라는 의사 소견서가 있으면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 제도가 특히 의미 있었던 이유는, 35세 이상 임신이 단순한 선택이 아닌 “현실”이 된 세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난임 치료 후 임신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고령 임신이 더 이상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고령 임신은 일반 임신보다 각종 정밀검사, 추가 내과 진료, 입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고요.
서울시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연령, 소득과 관계없이 35세 이상 임산부라면 누구나”를 지원 대상으로 열어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책 인지도와 만족도가 빠르게 올라갔고, 실제로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만 5천여 명이 이 제도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당 50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9개월 동안 약 75억 원 이상이 집행된 셈입니다. 그 자체로만 보면 정책 수요가 분명했고, 많은 임산부들이 “이 제도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라고 체감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9월에 끝나버린 예산, 그 이유는?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서울시는 당초 올해 예산을 편성할 당시, 이 정도 수준의 신청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에 따르면 9월 말까지 1만 5058명에게 지원금이 나갔고, 이 시점에서 연간 예산이 사실상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그 결과 9월 말 이후 신청한 임산부들은 “지원 대상은 맞지만, 예산이 없어 올해는 지급이 어렵고 내년 1월 이후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서울시가 현재 파악한 “올해 안에 지원금을 받지 못한 35세 이상 임산부”는 약 3100명 정도입니다. 이분들은 예정대로라면 임신 중 필요한 검사·진료 비용을 지원받았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35세 이상은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조산 위험 등 다양한 의료적 리스크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 정기검사와 추가검사 시기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원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가장 돈이 많이 나가는 시기에 정작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허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임산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반응들이 나옵니다. “믿고 검사 일정 잡았는데, 예산 끝났다는 얘기를 들으니 허탈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 간 게 아니라, 매번 계산기부터 두드리게 된다”, “저출산이 문제라면서, 이럴 거면 지원한다고 홍보는 왜 했나” 등입니다. 정책의 의도와 별개로, 정책을 사용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지원이 끊기느냐, 제때 들어오느냐”가 체감의 전부입니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올해 전체 출산 건수 자체가 예상치보다 약간 늘어난 부분도 있고, 특히 고령 임산부 비중이 증가하면서 예산이 조기 소진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령 출산 비율 증가는 이미 수년 전부터 통계로 확인되던 흐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여유 없이 짰다는 점, 그리고 추가경정예산(추경) 과정에서도 이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지속 가능한 임산부 지원이 될까?
서울시는 예산이 소진된 이후 급하게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9월 말 이후 신청한 약 3100명에 대해서는 내년도 본예산에 약 42억 원을 반영해 2025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제도 자체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것은 아니고, 지원을 “연기”하는 형태로 처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는 “신청자들에게 예산 소진 경위와 내년 지급 일정에 대해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습니다. 만약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예산만 편성된다면, 고령 임신 비율이 더 올라가는 상황에서 또다시 연말을 앞두고 예산이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출생 문제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슈입니다. 그만큼 예산 편성도 “한 해 맞추기” 방식이 아니라, 중기 재정계획과 함께 안정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정책 신뢰”입니다. 임산부와 그 가족 입장에서 이 제도는 단순한 50만 원 지원이 아니라, ‘도시가 나와 아이를 응원해준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원 중단이나 반복적인 예산 소진 사태는 “언제 끊길지 모르는 제도”라는 인식을 강화시켜버립니다. 저출생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낳고 키워도 괜찮다는 믿음”인데, 작은 정책 하나라도 그 믿음을 깎아먹는 쪽으로 작용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필요한 건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수요 예측과 예산 배분의 정교화입니다. 통계청, 보건복지부, 지자체 보건 데이터 등을 연계해 고령 임신 비율과 예상 수요를 보다 입체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둘째, “중단 없는 지원”이라는 원칙입니다. 당장 예산이 모자라면 신규 접수만 조정하더라도 기존 신청자, 이미 제도와 연동해 의료 일정을 계획한 사람들에게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운영 기준을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출생을 해결할 완벽한 해답은 누구에게도 없지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은 ‘끊김 없이, 예측 가능하게, 제때’ 제공될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서울시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의 예산 소진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제도 자체의 취지와 필요성은 분명히 좋았습니다. 다만 운영 과정에서 예산이 끊기고, 그 공백을 임산부들이 그대로 감당해야 했다는 점은 분명 다시 돌아봐야 할 지점입니다.
임신과 출산을 선택한 이들이 “그래도 사회가 나를 조금은 받쳐주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환경, 그 시작은 작은 제도 하나를 설계할 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임산부 분들이 마음 놓고 제도를 믿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하루캐스트는 언제나 여러분의 내일을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